나의 유산은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장마 큰물이 덮었다가 이내 지쳐서는 다시 내보여주는,
은근히 세운 무릎 상부같이 드러나는
검은 징검돌 같은 걸로 하고 싶어

지금은,
불어난 물길을 먹먹히 바라보듯
섭섭함의 시간이지만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꽃처럼 옮겨가는 목숨들의
발밑의 묵묵한 목숨
과도한 성냄이나 기쁨이 마셨더라도
이내 일고여덟 형제들 새까만 정수리처럼 솟아나와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징검돌의 은은한 부동(不動)

나의 유산은

- 장석남
우리 후대들은, 혹은 자녀들은, 우리를 기억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요?
여러분들은 소중한 누군가를 추억할 때 어떤 부분이 생각나나요?
우리가 누군가를 가슴으로 기억하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살아있다면
그것은 열심히 사랑해서 남긴 우리의 흔적일 테죠.

우정, 희생, 관심과 배려, 소통과 이해... 뭐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단어는 달라도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진 그 진심 어린 마음, 그리고 주고 받은 사랑의 기억이 다음 세대와 이어질 수 있는 징검다리이자 우리가 물려줄 영원한 유산입니다.

성경에도 위대한 사랑의 찬가(讚歌)가 있습니다.
바울 사도가 교회에게 전하는 편지의 일부입니다.

징검다리 같은 그의 사랑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자랑하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으며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으며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딥니다.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인데
이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입니다.
(고전 13장 중)
나의 유산은 (feat. 바울 & 비틀즈)